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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층, 정전 47초
나는 36살, 마케팅 3팀 과장 박준혁.
회사 건물은 28층짜리 신축 빌딩인데,
엘리베이터가 4대뿐이라 퇴근 시간엔 항상 만원이다.
그날도 밤 10시 47분.
야근 끝내고 2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려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한 여자가 뛰어 들어왔다.
검정 블라우스에 연필 스커트,
머리는 단정하게 올려 묶은,
영업 1팀 신입 때부터 눈에 아른거리던 그 여자였다.
이름은 최수연, 31살, 기획실 대리.
평소엔 눈도 안 마주치는데 자꾸 말은 걸어서 이상하긴 했고  그리고 
오늘은 둘이 단독이었다.
문이 닫히고 21층을 지나자마자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나갔다.
엘리베이터가 덜컹 멈췄다.
정전이었다.
어둠 속에서 비상등만 희미하게 켜졌다.
수연이 작게 비명을 질렀다가
“죄송해요…” 하고 중얼거렸다.
나는 비상벨을 눌렀다.
관리실에서 “10분 안에 복구됩니다”라는 대답이 들렸다.
10분.
엘리베이터 안, 단둘.
처음 2분은 어색하게 벽만 바라봤다.
3분째 되던가, 수연이가 먼저 말을 걸었다.
“과장님… 더우시죠?”
여름이라 에어컨도 꺼져서
순식간에 습기와 열기가 차올랐다.
나는 재킷을 벗었고,
수연이는 블라우스 단추 하나를 풀었다.
그 순간 가슴골이 살짝 드러났다.
5분째.
그녀가 벽에 기대서며
“다리 아파서…” 하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
나는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그녀 허리를 받쳤다.
그대로 몸이 붙었다.
“…죄송합니다.”
그녀가 속삭였지만,
이미 내 손은 그녀 허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7분째.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비상등 불빛에 눈이 반짝였다.
숨소리가 서로의 얼굴에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과장님… 저 사실…”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가 먼저 입을 맞췄다.
엘리베이터 안은 숨 막힐 정도로 뜨거웠다.
나는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고
블라우스 단추를 두 개 더 풀었다.
브라는 검정 레이스,
이미 젖꼭지가 단단하게 서 있었다.
그녀 손이 내 바지 벨트를 풀었다.
지퍼 내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여기서… 해도 돼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답 대신 그녀 스커트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렸다.
스타킹 위로 팬티가 축축했다.
손가락을 넣자마자 그녀가 내 목에 매달렸다.
“아… 과장님… 빨리…”
9분째.
엘리베이터가 살짝 흔들렸다.
곧 복구될 신호였다.
나는 그녀를 들어 올려 다리를 내 허리에 감게 했다.
팬티만 옆으로 제치고 그대로 들어갔다.
좁은 공간이라 움직임이 제한됐지만,
그게 오히려 더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입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신음이 새어나왔다.
“조용히… 소리 나… 아앙…”
47초.
정확히 47초 만에 우리는 동시에 갔다.
그녀가 내 어깨를 깨물었고,
나는 그녀 안에 다 쏟았다.
그리고 정확히 그 순간,
불이 들어오면서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였다.
문이 열리자 1층 로비.
경비 아저씨가 “괜찮으세요?” 하고 물었다.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네, 괜찮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서
수연이가 내 손에 뭔가를 쥐어줬다.
검정 레이스 팬티였다.
“내일… 10시 반에 또 22층에서 기다릴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하이힐 소리를 울리며 먼저 걸어 나갔다.
그 후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우리는 정확히 10시 47분에
2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탄다.
정전은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우린 매번 비상정지 버튼을 누른다.
47초.
그 짧은 시간이
우리만의 영원한 시간이다.